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처음 내 집에 들어가는 날.
문을 열면 새집 냄새가 나고 깨끗한 거실과 주방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도 찍고 싶고 가구를 어디에 놓을지 상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전점검 날만큼은 집 구경보다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내가 계약한 집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직접 확인하는 일입니다.
벽지의 작은 흠집부터 창호, 욕실 배수, 수납장, 바닥까지 생각보다 확인할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처음 사전점검을 하는 사람이라면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부터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직접 볼 자신이 없다면 사전점검 업체를 활용해도 됩니다
인터넷에서 사전점검 체크리스트를 찾아보면 항목이 정말 많습니다.
막상 현장에 들어가면 더 어렵습니다.
벽지나 바닥의 흠집은 눈에 잘 보이지만 창호 설치 상태나 수평·수직, 타일 들뜸처럼 경험이 없다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첫 내 집 마련이고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경험도 없다면 제한된 시간 동안 집 전체를 제대로 확인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혼자 제대로 확인할 자신이 없다면 사전점검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업체에 따라 전문 장비를 이용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살펴보고 발견된 내용을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업체를 이용한다고 모든 하자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용도 발생하고 업체마다 점검 범위와 사용하는 장비, 결과 제공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예약하기 전에 어디까지 점검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평소 집수리나 건축에 익숙하고 직접 꼼꼼하게 확인할 자신이 있다면 반드시 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업체를 이용하느냐보다 “새 아파트니까 당연히 괜찮겠지” 하고 확인하지 않은 채 넘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현관에서부터 천천히 시작합니다
직접 점검한다면 집 안을 무작정 돌아다니기보다 순서를 하나 정해두는 게 편합니다.
현관에서 바로 시작하면 됩니다.
현관문을 천천히 열었다 닫아봅니다.
문이 바닥이나 문틀에 걸리지 않는지, 힘을 과하게 주지 않아도 제대로 닫히는지 확인합니다.
도어록도 직접 작동해봅니다.
현관 수납장은 눈으로만 보지 말고 문을 하나씩 열어보세요.
문짝끼리 부딪히거나 한쪽이 처진 곳은 없는지, 내부 선반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현관부터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나중에 어느 방을 확인했는지 헷갈리는 일도 줄어듭니다.
창문은 눈으로만 보지 말고 열어봅니다
새집에서 꽤 신경 써서 볼 부분이 창호입니다.
거실과 각 방의 창문을 직접 열고 닫아봅니다.
지나치게 뻑뻑하지 않은지, 흔들림은 없는지, 잠금장치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창틀 주변의 마감과 유리도 가까이에서 한번 봅니다.
사전점검 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부분이 실제 입주 후 비가 많이 오거나 추운 계절을 보내면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창문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몇 번 움직여보는 게 훨씬 빠릅니다.
욕실에 들어갔다면 물을 확인합니다
세면대와 샤워기, 수전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면 직접 작동시켜봅니다.
물이 잘 나오는지만 보고 끝내지 말고 빠지는 모습도 확인합니다.
바닥에 물이 계속 고이는 곳이 있다면 배수 상태를 살펴볼 이유가 있습니다.
변기와 세면대가 흔들리지 않는지, 타일에 깨지거나 금이 간 곳은 없는지, 타일 사이 마감도 같이 봅니다.
욕실 문 역시 몇 번 여닫아보세요.
집 전체를 점검하다 보면 의외로 열고, 닫고, 틀고, 눌러보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가 많습니다.
주방은 서랍 하나까지 열어보세요
싱크대가 깨끗하다고 바로 지나치기 쉽지만 주방에는 움직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싱크대 문과 서랍을 하나씩 열어봅니다.
서랍이 끝까지 부드럽게 움직이는지, 문짝 높이가 서로 어긋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싱크대 하부도 한번 들여다보세요.
수전을 사용할 수 있다면 물을 흘려본 뒤 아래쪽에 누수 흔적이나 이상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빌트인 가전이 설치돼 있다면 외관과 설치 상태도 같이 살펴봅니다.
주방은 입주 후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는 공간이라 작은 불편도 계속 반복되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벽과 바닥은 집을 한 바퀴 돈 뒤 천천히
이제 집 전체를 다시 돌면서 마감 상태를 봅니다.
벽지가 찢어졌거나 들뜬 곳은 없는지, 바닥에 찍힘이나 흠집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걸레받이와 문틀 주변처럼 서로 다른 자재가 만나는 부분도 살펴봅니다.
햇빛이 들어온다면 벽을 정면에서만 보지 말고 옆에서도 한번 바라보세요.
빛이 비스듬하게 비치면서 정면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기억하려고 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표시하고 사진을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콘센트와 스위치는 하나씩 눌러봅니다
휴대전화 충전기나 간단한 콘센트 테스터를 준비하면 확인하기 편합니다.
방과 거실의 콘센트를 확인하고 조명 스위치도 하나씩 작동시켜봅니다.
여러 스위치가 붙어 있다면 어느 조명과 연결되는지도 확인해두면 입주 후 편합니다.
인터폰이나 월패드처럼 세대에 설치된 장비 역시 현장 안내에 따라 작동 여부를 살펴봅니다.
하자 사진만 찍고 나오지는 마세요
사전점검이 끝나면 휴대전화에 벽지와 타일 사진만 가득 남기 쉽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해두면 좋습니다.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은 집 전체 모습을 찍어두는 겁니다.
거실, 주방, 각 방, 욕실과 발코니를 넓게 한 장씩 남겨보세요.
콘센트 위치가 보이도록 벽면도 찍어두면 입주 전에 가구와 가전을 배치할 때 의외로 유용합니다.
가구가 들어온 뒤에는 다시 찍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사전점검 날은 하자를 찾는 날이면서 동시에 빈집 상태를 가장 편하게 기록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사전점검에서 가장 아까운 건 대충 보고 나오는 겁니다
새 아파트라 모든 것이 멀쩡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현관문부터 시작해서 창문을 열어보고, 수전을 틀어보고, 수납장을 움직여보고, 바닥을 직접 걸어보는 것까지 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자신 없다면 처음부터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집 한 채를 구입하고 입주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사전점검은 자주 찾아오는 과정이 아닙니다.
직접 하느냐 업체와 함께하느냐보다 제대로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입주하고 매일 사용하게 될 곳에서 불편한 부분을 미리 찾아내는 것.
사전점검을 하는 이유는 결국 거기에 있습니다.
※ 실제 사전점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설비와 점검 방법은 현장 상황 및 시행·시공사의 안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발견한 사항은 해당 현장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접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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